다시 기초부터 쌓기

2022. 6. 1. 13:15일기

작년 9월부터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학교는 지방 국립대 4년제 대학의 완전한 컴공은 아닌 IT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부생때까지만 해도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를 당일에 바로 해결했고, 학우들도 내 코딩을 많이 참고하였다.

그래서일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코딩을 잘 하지는 않아도 어느정도 한다고는 생각이 들었다.

잘한다고 얘기하기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천만명의 번데기들 앞에서 주름잡는 거라서 감히 그러지는 못했다.

 

4학년 때 우리 학부는 졸업 논문 대신 캡스톤 디자인으로 대체한다고 했다.

나는 거기서 PWA를 활용해서 웹앱을 만들었었는데, 4인 팀이었지만 거의 내가 다 만들다시피 했었다.

물론 내가 알고 있던 기술이 아니어서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자료를 찾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가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었기에 버그투성이인 졸작이 되었다. (그래도 사랑해.. 내새끼..)

그럼에도 과에서는 이거보다 잘 만든게 없었는지 교수님들께서 내 작품을 무려 교내대회에 출전시켰다.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이미 출전된거 다른 졸업작품들 구경이나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서 앉아있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최우수상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졸업하고서는  it와는 연관없는 직장에 취직했다.

좋아서 간 곳은 아니었고 군대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간 곳이었다.

그래서일까 역시 적성에 안맞았고, 그 직업을 가진 순간순간이 너무 불행했다.

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종일 일해야 했으니까.

돈은 많이 줬지만 편의점에서 그 시간만큼 일해도 그정도는 벌렸을 정도로 일을 많이 시키고, 상사들에게 감정노동까지 당해야 했다.

 

그래서 그만두었다. 더 있다가는 나 스스로 나를 해칠 것 같았다.

그만두고 6개월 동안은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으며 회복기를 가졌고, 점차 마음이 안정되었다.

새 직업은 무얼로 가질까 고민하다 4학년 때 졸업 작품을 만들었던 경험이 생각났다.

그 때를 돌이켜보면 정말 스트레스로 탈모가 올 정도로 어려웠지만, 밥만 먹고 그것만 할 정도의 열정을 쏟아부었었다.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코딩을 했었다.

아, 내가 그래도 그렇게 열심히 살았었던 때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UX/UI 디자이너도 하고싶었지만 전공이 달라서 프론트엔드를 먼저 해보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산업 기능 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했었다가 중간에 때려쳐서 아직 군대 기간이 남은 것이다.

그래서 현역으로 SW개발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한의원에 갔다가 요족 판정을 받아서 재검받고 4급이 되었다.

그렇게 공익을 시작하면서 프론트엔드 개발공부를 시작했다.

낮에는 공익을 나가야 하므로 밤에 공부하기 위해선 인터넷 강의가 최선이었다.

 

인터넷 강의는 굉장히 퀄리티가 좋았다. HTML + CSS + JS를 통해 스타벅스 예제 사이트를 만들어보기도 했고

여러가지 프레임워크들을 써보며 직접 실습해보는 시간도 가졌었다.

그런데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것이,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화면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겨적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막상 여러 요소들을 내 마음대로 화면에 배치하는 것이 어려웠다.

 

게다가 Vue.js 이후로 React를 배우는데, 강사분이 중간에 바뀌었다.

그전까지는 굉장히 설명도 잘해주셨는데 바뀌고 난 강사분은 나랑은 스타일이 안맞는 것 같았다.

자신은 잘 알고 있는데 그걸 말로 설명하시는 데에 있어서 생략하는 부분이 좀 많아서 수업을 듣는게 너무 헷갈렸다.

그래도 나는 내가 잘 모르니까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겠지 싶어서 수업들은 내용을 그대로 요약해서 이 블로그에 포스팅했었다. 그렇게 복습해보면 좀 괜찮을 것 같아서

그런데 어림도 없었다. 내용 요약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내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Vue.js는 차례대로 따라만 하면 이해하기가 쉬운데 React는 직접 작성한 내가 봐도 퀄리티가 바닥을 긴다.

 

마음같아선 다 날려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싶지만 나중에 성장했을 때 되돌아보기 위해 남겨둘 예정이다.

아무튼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책을 새롭게 구입해서 요즘 보고 있다.

HTML + CSS + JS 기초 책과 React 책이다.

아직 올해 말까진 조금 여유가 있으니 하루에 한 챕터씩 읽어가면서 천천히 공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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